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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에 있단 말은 곧 떠나간다는 말과 같겠지..
내일은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가을비가 내린다..
아직은 2009년의 초록이 남아있지만, 밝은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날이 바로 오늘이다.
그래서 닭가슴살 도시락을 포기한채 내 구닥다리 카메라를 가방속에 쑤셔 넣고,
느낌대로 셔터질을 했다.
오른쪽 테크노 동상이 걸리지만
(테크노 동상은 애칭이다. 사실은 민주와 항쟁 동상이다.)
가을 들어 한 감격(?)적인 첫번째 클릭이다.
밖은 날씨가 조아서 벤치에 사람이 꽤 있었다. 한가로움의 여유가 있다는 건 괜찮은 일이겠지. ^^
찍을 때는 확인 못했던 초콜릿 곽이 눈에 거슬린다.
언제나 찍을 땐 확인 또 확인... 인위성을 두지 않은 선택이라고 보자.
해는 뉘엇뉘엇하고, 그늘진 사이로 낙엽이 하나둘씩 떨어졌다.
내일이면, 힘없이 떨어질 낙엽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겠지.
그저 가을이라는 시간의 한가함만이 남아있다.
가을의 마지막 햇살이 담겨있는 비어있는 벤치..
언젠지는 모르겠는데, 봄에도 같은 사진을 찍었어. 포토샵으로 색조를 진득하게 넣은 사진으로 ^^;
물론 그 때는 포토샵의 맛을 한창 알아갈때라 더더욱 그렇고, 지금 봐서는 철없던 일로 보일지는 몰라도
정말 그 때의 열정은 라이카 렌즈의 색감보다도 더 그리울 거 같아 (진짜인가??)
그 때 사진은 디시인사이드 건국대 겔러리에 고이 모셔져 있겠지.
어쨌든 호수는 정말 좋은 듯.
앉아서 커피 한모금, 앉아서 흘러가는 음악 하나가 소중하기도 하고. 사진은 또 다른 맛을 주거든...
어쨌든 4년 내내 마음으로는 크게 위안 받아. 그러기에 이 학교가 좋기도 하고 ^^
봤을 때, 느낌이 남는 사진 중 하나는
볼 때마다 찍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당췌 알 수 없는 이런 종류의 사진이 아닐까??
사실 내가 찍었지만, 단순히 느낌이 왔다는 거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더라.
그냥 벽과 자물쇠에 느낌이 왔어. 단지 그 뿐.
내가 나비가 되는 꿈을 꿨는데, 내가 나비가 되었는지, 나비가 내가 되었는지 알수가 없더라. - 호접몽
그리고 이건 뜻밖의 수확. 2007년 봄, 여름에는 갈 생각조차 안했지만.
학교 건너편에 보면 학교 설립자의 묘가 있다. 있다고만 생각했지, 사실 가볼 생각은 안했는데,
가보니 학교와는 다른 맛의 무언가가 있더라 ^^;;
아직 보내지 못한 여름의 허물과, 가을의 허물이 공존하는 호수는 생각지도 못한 느낌을 주었다.
가는대로 가다보면, 이런 좋은 것도 있지 않을까??
스펙업카페나, 해커스잡 같은 곳에서만 생각할 수 있는게 길은 아닐거야.
주어진 상황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 오늘처럼 날 좋게 이끌지 않을까 싶네. ^^
가을은 Autumn과 Fall로 불리운다.
오늘까지의 가을이 Autumn이라면, 비오는 내일의 가을은 Fall이 아닐까?
1년 내 다시 오지 않을 Fall의 시작이 소름끼치게 기다려진다.
가방속의 하루키와 아이팟의 보사노바와 함께
PS. 사진찍은 곳은 건국대학교입니다. ^^;; 도장은 없지만, 퍼가시거나 쓰실 땐 댓글이라도 달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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