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isYOOL 2011. 2. 22. 09:50
애매한 계절의 한가운데  
다 컷지만 어렸던 나에게
이내 곧 다가올 매서운 추위를
아무도 미리 일러주지 않았어 

애매한 계절의 한가운데  
봄날은 그저 찰나의 순간
떠날 사람에게 탕진해 조각난 마음을 
묵묵히 주워 담는다.

누가 황홀하다고 내게 말 했던가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 말 했던가
범람하는 칼바람이 베어가려는 옷깃을 이내 여미며

애매한 계절의 한가운데
시퍼렇게 날선 모서리를 구겨넣고 도망치는 
그 누구의 시선도 잡아두지 못한 애달픈 등어리에

누가 황홀하다고 내게 말 했던가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 말 했던가
성가시게 느린시간
광장의 한가운데 우두커니, 문득.

애매한 계절의 한가운데
다 컷지만 어렸던 나 에게
이내 곧 다가올 매서운 추위를
아무도 미리 일러주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