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에 따라 쓴 2016.11.12 시위 후기
어렸을 때 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졌지만,
정작 직접 참여는 거의 안했습니다. (입진보, 깨시민)
나름 반성하는 마음으로,
친구와 함께, 광화문청와대으로 갔습니다.
<빨갱이라 말하지마라. 이 지도에서 가장 튀는 색이 빨간색이다. ;;;>
서울역 푸드코트에서 밥을 쳐묵한 후
광화문으로 전진했습니다.
푸드코트에서 숭례문 가는 길을 보았더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을 향하고 있더군요.
<남대문에서 시청으로 가는 길>
남대문에서부터 시청까지의 길이 이미 차량 통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도로를 걷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절대 걸을 수 없는 거리인데, 차 대신 사람이 걸으니, 느낌이 오묘하더라구요. ;;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것 ... ;;;>
<점점 가기가 버거워진다.>
시청광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이미 여기서부터 사람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서울시는 시위를 지원하기 위해
시청 근처에 의료 부스를 설치하였습니다.
그리고 메인인 광화문을 향해 사람의 흐름을 따라 전진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여유로움 ㅇㅇ>
<화질구지>
광화문에서의 복잡한 분위기와 다르게 그나마 여기는 좀 더 걸을 만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들.. 직접 본건 처음이었는데, 7시간 건도 그렇고, 진짜 뭣도 도와주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찡했음.>
<일본에서도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지원왔음. 일본어 해석 좀 ;;;>
뒷편으로 오니 여러 단체가 있었고,
중간중간 자유 발언대에서 여러 사람들이 발언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청와대에 가까운 만큼 여러 구호들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재밌기도 했습니다.
야구장에서 응원하는 느낌을 조금 받기도 했구요.
그리고 이제 최전방으로 갑니다.
<경복궁 사거리의 모습. 경찰과 대치 중이다.>
사실 이곳의 분위기가 꼭 좋았던 것만은 아닙니다.
모두가 박근혜 퇴진을 외쳤지만, 여러 이익단체들의 목소리가 섞였고,
그중에서 제가 새누리당 만큼이나 싫어하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메갈과 NL 극혐)
그래도 이번에 이 사람들이 괜찮았던 건,
이들은 시위 전문가인지라, 뭔 일이 생겨도 방패막이가 되줄거란 믿음이 조금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ㅎㄷㄷ했던 상여 퍼포먼스>
앞에 있으니 진짜 별에 별 상황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차벽에 올라가는 분탕종자들, 기자, 쓰러진 사람, 사복경찰로 의심받는 사람 등등
그리고 최전방인 만큼 여러 분들이 발언을 해주시면서, 실제 구호도 외치고 하니, 정말 응원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핸드폰 플래쉬로 같이 노래 부르던 모습>
그렇게 목청껏 외치고 사람들과 부대끼고 4시간여를 다니다가
이제는 나이가 들어 지쳤는지, 서울지방경찰청 건물을 끼고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진짜 사람 엄청 많은 것 ;;)
그리고 서대문쪽으로 걸어갈때도 대로 한복판을 걸어서 갔습니다.
사실 이렇게 도로를 걷는 기분만 해도 짜릿하더라구요.
정치적인 사안에 너무 재미위주만 썼나 싶은데,
실제 재밌기도 했습니다.
분노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몇 시간 동안 있으려면, 그만한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생활이고 생활은 매우 긴 장기 마라톤입니다.
비극적인 정치 상황이지만, 이 사안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려면, 그 안에 희와 락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결론은
1. 다음에 시위에 참여하시려면, 종각역 부근이나 서대문역 부근에서 광화문쪽으로 들어가세요.
메인 무대도 즐길 수 있고, 광화문 부근의 여러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2. 참여하시면,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사람 많아서 개고생만 할거라 생각하지 마시고, 한번 참여해보시길 권장합니다.
3. 참가하는 집단의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메인 무대보다 최전방인 경복궁 사거리 부근이 가장 꿀잼이었음.
역시 시위도 해본 놈이 잘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