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 솔로잉 투어 (1)
원래 인생은 불시에 지르는 것이다.
25살 인생에 조금은 부끄러운 것일수도 있으나, 혼자 떠나는 첫번째 여행이다.
우울한 기분, 혼자라는 느낌, 여러가지 다 떨궈버리고 싶기에 갔다.
2월 22일에 생일인 내가 2월 22일에 상하이에 온지 2달만인 2²월 22일에
중국인들이 태산에 이어 2번째로 가고 싶은 산이라는 황산에 갔다. (이름도 하필 황산이다 ;;)
어쨌든 갔다.
설레는 맘, 불안한 맘 양가적인 맘 한꺼번에 가지고서 떠났다.
지도 상으로 보면 그렇다. 사실 확인하고 나서 좀 놀람.
해봤자 서울 - 부산 간 거리보다 좀 멀뿐인데 왜 기차로 15시간이나 걸리지. ㅡㅡㅋ
모르겠다. 침대차도 나름 경험이겠지. ㄱㄱㅆ
상해기차역으로 가는 지하도다. 이 곳의 탁막힌 공기는 언제나 적응 불가 ..
뭐 떠나기 전 내 맘도 저러했을 듯.
가는 표는 미리 구매했지만, 오는 표는 구매 안 했다. 만약을 대비해서 구매하기로 함.
표는 www.huoche.com 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검색한 후 번호 (예를 들면 K5890 이렇게)를 안 후
가서 날짜와 원하는 좌석 형태 (좌석인지 침대인지)를 정하고 가면 된다.
표는 이렇게 나왔다. 장장 15시간의 긴 여정이다. 좌석은 잉워 (딱딱한 침대차)
승완이한테는 상하이기차역이 서울역보다 3배는 크다고 말했는데, 그말은 취소.
뭐 크기야 크지만서도 일단 뭐 기차역은 기차역이다. 승강장은 엄청나게 많고, 깔끔하다.
일단 가는 기차수가 엄청 많으니까.
가기 전엔 상하이에서 처음 본 와퍼를 먹었다. 와퍼는 다를 바 없다.
왜 중국에 왔는데 와퍼 따위를 먹냐고 얘기 할수도 있지만,
이게 생활인 인간에겐 한국음식 한번과 평상 음식 한번이 너무나 소중하시다.
중국 식당에 가도 가장 한국틱한 음식을 고르는 것만이 진리이다. (나중에 또 설명)
어쨌든 빅맥은 맛있다. 군 입대전 내 몸무게를 10키로 가까이 찌우게 만든 장본인 답다.
그러고보니 엑스포가 얼마 안남았다. 그냥 질러서 온거 일 뿐인데, 이리 좋은 기회가 있다니 난 행운아 -_-;
찍었을 당시에는 9일 남았었다. 뭐 언젠가 상하이 엑스포 후기도 올릴 예정 일듯.
어딜가나 붐비는 인간들을 피해 수업을 제끼고 하루 정도 갈 예정이다 ;;
K8418 내가 찰 기차다. 막상 타보니 중국어 별로 못한다고 겁낼건 없다.
하라면 다 할수 있는 듯 ㅡㅡ
깔끔한 승강장의 모습.
이 것이 잉워. 딱딱한 침대칸이다. 칸마다 뜨거운 물을 받을 수 있다.
그 얘기인 즉슨 차도 마실수 있고, 라면도 먹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화장실이야 당연히 있고, 세면 및 양치 할 수 있는 간단한 세면장도 있다.
헝그리하게 중국투어를 원한다면, 이 침대칸이 괜춘은 선택인듯 하다. 끌리는 것도 사실 ㅋㅋ
침대 사이엔 이렇게 테이블이 있고 라지판 즉 쓰레기판이 있어 먹고 즐기다 버리면 나중에 치워준다.
3층씩 침대가 마주보고 있어, 6명이 한꺼번에 와서 노가리 까면 참 재밌을거 같단 생각을 해봄. ㅋㅋ
아 물론 난 혼자지만 ;;
차에 들어가면 이렇게 표를 플라스틱 카드로 바꿔준다.
내려가면 다시 원래표로 바꾼다.
이유는 모르겠다 ;; 왜지??
맞은편의 할아버지와 같이 갔다.
2시간동안 되는 안되는 중국어를 다 동원에서 얘기를 나눴다.
자기 딸이 서울로 시집을 갔다.
난 유학생이다.
서울 강남의 집값이 비싸다는 얘기를 주고 받았다 ;;
(내 내공으로 어케 했는지는 지금도 미스터리 ;;)
어쨌든 내가 사위 같았는지 친절히도 대해주셨다 ^^;
그리고 당일이 셤이라 잠이 부족한 관계로 8시에 녹다운
7시에 일어나니
전형적인 레알 중국의 모습이 펼쳐진다.
야자수, 활엽수, 낙엽수, 침엽수가 혼재된 요상한 숲,
한국에선 볼 수 업는 이지적인 건물들,
황소 대신 밭을 가는 검은 물소.
하나 같이 신기한 모습들.
그리고, 안에서 5콰이에 지도를 팔기에 샀다.
군대에서 독도법을 배우는 건, 이런 거 때문 아니겠어?? 어쨌든 여행의 열쇠는 요놈이 쥐고 있다.
내리기 직전이다.
자 이제 신발끈 다시 메고 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