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노래를 잘 부르는 게 뮤지션의 무조건 적인 덕목이 아닐 수 있다.

ThisisYOOL 2011. 2. 21. 23:23
비슷하게 얘기하면,
'연주를 잘 하는게 뮤지션의 무조건 적인 덕목이 아닐 수 있다.' 변경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해마시길
노래를 잘 부르고, 연주를 잘하는게 뮤지션으로서 무가치 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노래를 잘 부르고, 연주를 잘하는 것은 엄청난 재능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7년 9월이었습니다.
2007년 8월 14일 잊을 수 없는 날에 전 102보충대로 입대하고,
판타지한 땅 화천 15사단에서 신병교육을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비교적 젖과 꿀이 흐르는 홍천 3기갑여단으로 내려와 다행이긴 했지만요. ㅠㅠ)

여기서 훈련병 시절 앉아서 노가리를 까던 도중
30살이 넘는 훈련병 형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꽤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그 형은(어차피 군대는 이빨이 심해 확인은 불가능 하지만)
그러다 전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전 군 입대 전에 브릿팝과 우리나라 인디쪽 음악에 흥미가 많았고,
일렉트로니카로는 유럽쪽의
Chemical Brothers나 Daft punk나
시부야쪽의 FreeTEMPO 같은 뮤지션에게 관심이 새록새록 피어날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형은 Fatboyslim이나 Benny Benassi나 Justice 같은 DJ들에게 관심이 있었습니다.

얘기를 나누던 중에 제가 이런 얘기를 했죠.
"솔직히 우리나라 아이돌 음악은 일부를 제외하곤 쓰레기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노래 한소절 수백번 부르고 끊고, 다른 소절 여러번 부르고 끊고,
이런걸 조합해서 좋은 음악 하나 나오면 뭐하냐고,
어차피 라이브는 막장인데."
(그때는 오토튠의 존재에 대해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그 형은
"너가 잘 몰라서 그런거라고, 그런 것도 다른 방식으로 좋은 음악이 될 수 있어."
라고 한 말에 겉으로는 참았지만,
잘 모른다는 말에 조금 화가나서 꿍한 맘에 4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대화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여튼 시간은 흘러 흘러 듣는 음악을 찬찬히 살펴보니




(Peppertones - Ready, Get set, Go! <vocal : Deb>)

뭐 일단 여러 뮤지션들 좋지만,
대표적으로 이 뮤지션 둘을 꼽겠습니다.

홍대 오토튠의 최대 수혜자 페퍼톤스와
(오토튠에 대한 자세한 설명 : http://ko.wikipedia.org/wiki/%EC%98%A4%ED%86%A0%ED%8A%A0 )
라이브 막장에 공중파 울렁증을 가지고 있는 뎁 입니다.

그리고 라이브 말고 뮤직비디오 보시겠습니다.




확실히 라이브 상황에서 노래를 잘한다의 기준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습니다.
소름끼치는 Korn 내한 공연 당시의 음반 그대로의 연주 및 보컬과 비교하기는 당연히 무리고
홍대에 수 많은 밴드들과 비교했을때도 확실히 능력이 후달립니다.

그런데도 펩톤과 뎁은 나름대로의 팬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나 펩톤은)
좋은 음악으로 사랑 받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두 뮤지션에 대한 리뷰가 아니니, 간단히만 쓰자면,

페퍼톤스는
안티 블루를 표방한 기분 좋은 음악이라는 독특한 색깔
그리고 그 색깔 말고도
정말 완벽한 짜임새를 보여주는 시퀸싱 등이 장점이고,

뎁은
웬만한 노래는 혼자서 다 만들어 봤다는 자신감 아닌 자신감이 있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건 정말 다른 뮤지션에게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색깔이 특징입니다.
(일단 완벽히 성공적인 1집도 좋지만,
이 뮤지션만의 독특한 색깔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엄청난 점수를 줍니다.)



물론 이렇다고 해도,
라이브에 약하다는 단점이 덮어지는 건 아닙니다.
라이브를 못하는 건 그냥 라이브를 못하는 것 입니다.
특히나 저 라이브 상황에서는 더더욱이나 그렇습니다. -_-;



하지만, 몇 개 안되는 기준으로 무턱대고 덮어두고 까기만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음악적인 쾌감을 놓치는 듯 합니다.
왜냐면,
음악적으로 느낄 수 있는 교감의 접점은 굉장히 많으니까요.

모든 노래에는 그들의 노래가 갖는 지향점과
(그것은 이데올로기나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이 되겠지요.)
그 지향점을 향해 나가는 효과적인 스킬들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점이 있으면 독려해줄 부분이지,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단점은 그 뮤지션이 지향점을 향해 가는 데 있어서,
아주 매우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장,단점과 부분들에 대한 수치적인 잣대는 노래마다 달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틀즈의 음악은 김광석보다 좋은 음악일까요?
그린데이는 동방신기보다 좋은 음악을 했을까요?

비교한다는 게 찌질한 짓이란 거 충분히 알지만,
어느게 더 좋다는 개인의 판단기준을 세운다면, 위에 글이 조금은 정답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모두가 모두의 취향을 인정해주기 위해서,
각자가 음악적인 감정 및 이성의 쾌감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음악 생활 및 문화 생활을 하는 것을 추천해 드리며, 저도 그렇게 해야겠습니다. -_-;





PS. 뮤지션이 가져야 하는 지향점. 그리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스킬에는
가창력과 연주력 같은 것 말고, 인간적인 감정과 스토리 같은 무형의 것도 표현이 되겠지요.
그래서 전 이번 위대한 탄생에서 김태원의 제자들이 스토리 상으로 조금 기대가 되네요 ^^;